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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현장] 우리나라 로봇산업이 성장하려면 | 매일신문 | 2019년 3월 26일

작성자
curaco
작성일
2019-03-26 21:30
조회
12

지난 22일 문재인 대통령의 대구 방문은 지역 로봇기업인들에게 며칠째 화제가 되고 있다고 한다. 로봇산업 집중 육성 의지를 밝히면서 추후 국가 차원의 지원책 마련에 대해 기대가 크기 때문이다.


161개 로봇기업이 연간 7천억원 가까운 매출을 올리고 약 3천 명이 로봇산업에 종사하는 대구시 역시 2024년까지 3천억원을 투입해 로봇혁신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로봇산업은 자동차 등 전통적 주력 산업이 주춤한 우리나라로서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는 분야다. 2011년부터 연평균 13.4% 성장하는 등 성장세가 가파르고 스마트팩토리 등 4차 산업혁명에도 핵심적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 로봇산업 경쟁력 강화의 핵심은 무엇일까? 문전일 한국로봇산업진흥원장은 수요처 확보를 꼽았다. 로봇을 쉽게 쓸 수 있게 해주면 안정적인 수요처를 바탕으로 기술력을 확보한 기업들이 성장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거대 내수 시장을 앞세워 2017년 기준 세계 로봇 판매량의 3분의 1을 가져가는 중국이 제조업 로봇시장의 26.9%를 차지하고 있는 것, 현대자동차란 안정적 수요처를 확보한 현대로보틱스가 세계 5위 수준의 로봇기업으로 자리한 것 모두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다.
하지만 막상 로봇산업 종사자들은 우리나라에서 로봇 수요처 확보가 쉽지 않음을 토로한다. ㈜큐라코의 배설케어로봇은 이 같은 문제점을 겪은 대표 사례다. 이 업체의 이훈상 대표는 2012년 외상 환자였던 아버지를 모신 경험에서 환자의 대소변을 자동으로 흡입해 처리해 주는 배설케어로봇을 개발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좀처럼 수요처를 찾지 못했다. 2007년 노인장기요양보험이 도입됐지만 '복지용구 렌털 비용'으로 연간 160만원을 지원할 뿐이었고 그나마 배설케어로봇은 항목에 없어 무용지물이었다. 그렇다고 대당 1천만원 정도의 제품을 선뜻 구매할 사람도 드물었다.


같은 시기 일본은 달랐다. 일본은 2012년 우리나라 노인장기요양보험 격인 '개호보험'을 통해 배설케어로봇 제품 구매 비용의 90%를 지원받을 수 있게 돼 시장이 열리고 다수의 기업이 자리 잡았다.


내수 시장이 사실상 없어 어려움을 겪던 큐라코는 다행히 기체와 액체, 고체를 동시에 흡입할 수 있는 우수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난해부터 일본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외산 제품이란 한계를 극복하고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100억원 이상의 매출이 예상되는 등 선전하고 있다. 올해 1월부터는 국내에서도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의 '사회적 약자 편익 지원사업'에 선정돼 광양시에서 배변케어로봇 64대를 도입해 평가를 진행 중이라고 한다. 우수한 기술력을 확보한 큐라코는 시장에서 정당한 평가를 받을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해가 갈수록 성장하는 로봇시장에서 한국로봇산업진흥원 지원사업에만 의존한다면 우리나라에서 얼마나 많은 제2의 큐라코가 탄생할 수 있을까?


한국로봇산업진흥원에 따르면 대당 1억원을 호가하는 각종 재활치료로봇 개발업체도 큐라코와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다. 아직까지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탓에 이용 단가가 높아지면서 환자가 외면하고, 결국 수요처를 찾기가 힘들다고 한다. 로봇산업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규제 개혁 등 정부의 전향적인 지원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것이 현장의 목소리다.


김윤기 기자 yoonk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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